술을 따르거나 술잔을 받을 때 유독 손이 떨리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나타난 증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손 떨림은 또 다른 병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손 떨림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우리 몸이 의지와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떨림이라고 한다. 그 중 손에 나타나는 떨림 증상을 ‘수전증’이나 ‘손 떨림’이라고 부른다. 손 외에도 얼굴, 눈, 성대, 턱, 다리 등 신체 여러 부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수전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부터 말초 신경, 중추 신경, 소뇌, 대뇌 질환까지 다양하다. 전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고령일수록 흔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1. 생리적 수전증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니코틴 및 카페인 과다 섭취 등 생리적 원인으로 인해 손 떨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금연과 금주, 카페인을 자제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자기 전 명상 시간을 갖는 등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2. 알코올 중독수전증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술이다. 알코올을 장기간 과다 섭취하면 신경세포에 손상을 일으켜 떨림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마시게 되면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는 아니지만, 주로 중력에 반해서 자세를 취할 때 증상이 심해진다. 갑자기 알코올을 중단해도 금단증상으로 인해 손 떨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3. 본태성 떨림특정 자세를 취할 때 유독 손이 잘 떨리는 경우 본태성 떨림을 의심해야 한다. 본태성 떨림은 특별한 원인 없이 체질적인 영향 때문에 발생하므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4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비교적 흔히 나타나며,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65세 이상 인구 중 약 5%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태성 떨림으로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먼저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은 “일반적으로 교감신경 차단제인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을 소량 사용해서 증상 조절하게 된다”며, “프로프라놀롤은 증상 조절제이지, 치료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로프라놀롤에 대한 약물 반응이 좋지 않으면 시도해 볼 수 있는 약물이 더 있다”고 덧붙였다. 본태성 떨림은 약물로 증상이 쉽게 조절되며 이외에 별다른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
4. 파킨슨병안정을 취해도 손이 떨린다면 파킨슨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파킨슨병은 뇌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발생한다. 파킨슨병 외에도 신경계 질환에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떨림이기 때문에 검사를 통해 질병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대한신경과의사회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대부분은 신경과 의사의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로 노년까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손떨림 역시 적절한 약물치료로 현저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파킨슨병 vs 본태성 떨림, 차이점은파킨슨병에 의한 수전증과 본태성 떨림을 어떻게 구별할까. 본태성 수전증은 특정 자세를 취할 때 떨림이 발생하는 반면, 파킨슨병에 의한 수전증은 오히려 가만히 안정을 취할 때 증상이 더 심해진다. 또한, 본태성 떨림은 대칭적이고 알코올 섭취 시 일시적인 증상 경감을 보인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오경필 과장(메디인병원)은 “본태성 떨림을 진단하는 것에는 떨림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 질환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상검사 및 여러 신경학적 검사가 필수다. 파킨슨병 외에도 감기약, 진통제, 기관지 확장제, 신경안정제, 간질약 등 복용 중인 약물이 떨림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갑상샘 기능항진증이나 저혈당 등 대사성 질환으로 인해 떨림이 발생할 수도 있어 혈액검사 등을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떨림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며 원인에 따라 치료 방침 등이 달라지므로 초기에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오경필 과장(메디인병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