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은 질병을 막아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인체에 가짜 병원체를 주입해 면역을 가지게 하는 것. 적절한 예방접종만으로도 감염병으로 인한 노인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근 예방접종의 또 다른 효능이 발표됐다. 바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예방 효과이다.
최근 일부 예방접종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렴, 대상포진, 파상풍/디프테리아,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등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25~30% 가량 줄인다는 것. 미국 텍사스 대학 맥거번 의과대학(mcgovern medical school at uthealth houston) 신경과 전문의 폴 e. 슐츠(paul e. schulz) 박사 연구팀은 65세 이상의 성인 165만여 명의 8년간 의료 기록을 분석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 2년 동안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기록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들의 백신 접종이 알츠하이머병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 분석했다.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30%↓파상풍/디프테리아 td 백신이나 여기에 백일해가 추가된 tdap 백신을 맞은 사람은 맞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30%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약 7.2%, 맞지 않은 사람은 약 10.2%였다. 디프테리아는 디프테리아균(corynebacterium diphtheriae) 감염 후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예방접종으로 국내에서는 1988년 이후부터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파상풍은 파상풍균(clostridium tetani)이 생산하는 독소에 의해 유발되는 급성 질환으로, 골격근의 경직과 근육 수축이 발생하는 질병이다.백일해는 그람음성간균인(bordetella pertussis)에 의한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아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한다. 신생아의 경우 심한 발작적인 기침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성인은 10년마다, 또는 심하거나 오염된 상처나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5년 후에 tdap 또는 td의 추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
대상포진 백신,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25%↓대상포진 백신을 맞은 사람은 맞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25% 낮았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약 8.1%, 맞지 않은 사람은 약 10.7%였다. 대상포진은 피부분절을 따라서 수포성 발진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의 일차 감염 후 감각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필수예방접종 대상 감염병에 포함되지 않으나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장한다. 대상포진을 앓은 후 백신 접종의 적절한 시기는 약독화 생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회복 후 최소 6~12개월이 경과한 후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재조합 백신의 경우 급성기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접종하지 않는다.
폐렴 백신,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27%↓폐렴 백신을 맞은 사람은 맞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27%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약 7.9%, 맞지 않은 사람은 약 10.9%였다. 폐렴구균은 급성 중이염, 폐렴 및 균혈증, 수막염 등 침습성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 중 하나다.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은 영아나 어린 소아, 65세 이상의 고령자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폐렴구균 백신은 크게 13가 단백접합 백신과 23가 다당질 백신으로 나뉜다. 국내에서는 65세 이상 성인에게 13가 백신 접종 후, 23가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예방접종이 어떻게 알츠하이머병 예방을연구팀은 백신 접종이 면역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추측했다. 백신이 면역 세포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독성 단백질에 의한 손상을 감소시켜 뇌 건강에 긍정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작년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치매 위험이 40%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본 연구 결과는 치매 전문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